죽은 자를 위한 애도는 짧다.
곡조는 낮고, 차분하게. 일정한 주기를 맞춘 채 광장 사람들의 것을 담는다. 그것을 바라보는 너는 언제나처럼 무던한 표정으로, 그들의 형상을 따라 곡조에 네 목소리를 맞춘다. 곧내 마주 닿았던 시선이 부식되어 마찰도 소용 없어질 때쯤, 네 눈은 바라보던 것을 거둔 채 빳빳한 고개를 들어 정면을 고정한다. 그렇게 지난 시간은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게 잔재로 남아 이전의 흔적을 지우고, 내일은 이른 부름에 놀라 성급한 선택을 부른다. 부르튼 재앙이 거셌다.
뭐 하냐는 물음은 다시 남아 그 자체의 답이 되었다. 그렇게 얻은 수차례의 답이 열댓 번을 넘겼을 때, 다른 물음이 부쩍 다가와 물었다. 간단한 물음이었음에도 어쩐지 답을 몰라 헤맸다. 훠이. 하는 손짓을 두어 번 젓고 고개를 틀었을 때, 한참이나 뿌리 내려 있던 이의 잔상은 씻은 듯 사라져 있었다. 모호함에 불쾌를 더하던 것은 그 존재의 부재로 그 불쾌를 덧댔다. 재앙은 여전히 거셌고, 시대는 현실을 따라가지 못했으며, 그랬기에 어디에도 갈피가 없었다. 잃은 자들의 곡성이 곳곳에서 울렸다. 하나의 부재는 곡성에 가려 또 그늘 진 곳에 숨은지 오래였다.
— 할 말 있으면 나오지 그래?
상대가 존재하지 않는 물음은 독백이 됐다. 한낮의 밀회는 수신자도 없이 통신료만 나간지 오래였다. 망할. 망할 김독자, 망할 유중혁. 미친 놈들⋯. 욕지거리를 두어 번 내뱉은 한수영은 고개를 돌려 반대 방향을 향해 다시 성을 냈다. 야, 서연우. 피한다고 해결될 일만 있었으면 진즉 다 재앙 피하고 행복하게 살았어요 했겠지. 누가 멍청하게 죽으려 들겠냐고.
후. 낮은 한숨과 동시에 한탄이 깔리면, 언제 그랬냐는듯 낯익은 얼굴이 그녀 앞에서 웃는다. 그래, 그렇겠지. 그래도⋯ 부딪히는 게 너일 이유는 없잖아. 그럴 생각도 없을 거고. 그러니 그런 식으로 말한대도 소용 없어.
A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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죽은 자를 위한 애도